이 사진 한 장을 보고 반얀트리 그라넘 라운지로
애프터눈 티를 먹으러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도심 속 자연공간을 찾고 싶던 내게 여유를 주는 사진.
심플한 도자기 하나가 자연스러움과 여백의 미를 더해준다.
반얀트리 호텔 그라넘 다이닝 라운지
체온 측정을 하고 예약자 리스트를 받는 데스크.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왼편에 있다.
코로나로 마스크와 청결에 더 신경 쓰는 듯했다.
생각보다 너무 협소한 라운지 크기와
좁은 테이블 간격.
코로나라고 해도 이 좁은 공간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테이블 간격은 약간의 실망감을 준다.
들어오자마자 오른편에 보이는 자리.
저 매끄러운 도자기가 있는 듯 없는 듯 자꾸 눈길을 끌었다.
꽤나 화려한 티팟.
블링블링 화려한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데 왠지 집에 가져가고 싶어 진다.
보자마자 사람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애프터눈 티 티세트.
티팟과 접시를 고를 수는 없었다.
애프터눈 티를 시켰더니 거의 바로 식기 세팅을 해준다.
영국 왕실의 엘리자베스 여왕이라도 된 것처럼
화려한 찻잔에
따뜻한 루이보스 크림 오렌지를 홀짝이고 있자니
올라온 애프터눈 티.
2인 기준 69,000원.
호텔 애프터눈 티 치고 가성비가 참 좋다.
인당 35,000원에 구성 좋은 애프터눈 티와 더불어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반얀트리 호텔로 고즈넉한 남산 길을 지나고,
자그마한 그라넘 다이닝 라운지에서 천천히 시간을 보내고 있노라면,
항상 바쁘고 조급했던 일상에 쉼표가 생긴다.
따뜻할 때 먼저 먹으라고 일러준다.
크리스피 대하.
으레 애프터눈 티처럼 달콤한 디저트를 먹을 때는
가장 단맛이 약한 것부터 집어야 한다.
너무 단 것은 미각을 금세 잃어버리게 하니까.
달콤한 디저트류 뿐만 아니라 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
샌드위치도 함께 서빙된다.
잠봉 뵈르가 스타트하기 좋다.
반얀트리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
양이 적은 내게 과하지 않고
구성, 양, 다양성 모든 면에서 딱 적당했다.
잠봉 아보카도 슬라이더 다음으로
맨 하단에 올리브 타르트를 골랐다.
역시 샌드위치로 먼저 배를 채우고
달콤한 디저트를 맘껏 즐기기 위함이다.
반얀트리잖아~
하는 특별한 맛을 느끼진 못했다.
세 번째로 먹은 밀푀유.
블루베리가 떨어질까 조심조심
크리스 피해서 가운데 피나콜라다 크림이 흘러내리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느끼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적당히 달달하고
가볍게 맛있어서 놀랬다.
타르틴 옆의 체리 다쿠아즈.
푹신한 식감이 좋다.
크림치즈를 먹고 상큼한 체리를 먹으니
한번 입을 헹궈낸 느낌.
그래도 달아서
중간중간 자꾸 티에 손이 간다.
복숭아 크림 브륄레.
전체 구성에서 이 아이가 차지하는 부분은
사진의 왼쪽 하단 구석자리만큼이나 작다.
시즌에 맞게 신선한 햇사레 백도로
구성했다면 어땠을까.
노란 색감은 빠졌겠지만 더 반가웠을 거다.
다만 망고 치즈케이크는 거의 다 남겼다.
이미 먹은 디저트들 때문에
속이 점점 니글거리기도 했고
배가 점점 불러오면서
여태 먹은 칼로리가 얼마나 될까
갑자기 죄책감도 들기 시작했나 보다.
이때쯤 나를 구출해준 건
라즈베리 민트 판나코타.
밥 먹고 먹는 공차의 민트 초코 스무디만큼
묵직하면서도 상쾌한 가벼움은 아니지만
그나마 이 구성 중에서는 느끼한 속을 달래준다.
카카오 함량이 더 낮은 초콜릿으로 데코 했다면
마지막 디저트로 더 훌륭한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이 정도의 다양한 디저트 세트라면
그래도 90점은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느끼한 치즈 덩어리를 뭉쳐놓은
저 망고 치즈케이크 때문이다.
마치 어느 2-3만 원 대의 뷔페 디저트 코너에
색색깔로 뽐내는 겉보기만 예쁜 케이크처럼
먹는 즐거움보다는 보는 즐거움으로 족하다.
크림치즈의 꾸덕함 보다는
시폰+ 우유 생크림 정도의 부드러움으로
마무리했으면 더 만족했을 것 같다.
'리뷰 > 맛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쏘슐랭 연남동 토끼소주 화이트 파는곳 한번 먹어볼까 (0) | 2021.09.09 |
---|---|
마곡 백소정 마곡 마제소바 찾은 곳 (0) | 2021.09.08 |
몬드리안 호텔 루프탑 프리빌리지 바 서울 이태원 남산뷰 호텔 (1) | 2021.09.07 |
무화당 베이커리 키토김밥 (0) | 2021.09.06 |
리틀넥 한남 브런치 깔끔하게 즐기기 (0) | 2021.09.05 |
댓글